• 최종편집 2025-07-30(수)
 
평화 통일 위한 교회의 협력·연대 강화 필요



평화통일 문제 적극적 발언권 행사 요망

업적 위주 일회성 남북협력사업 피해야






이 글은 지난 11일 서울 강변교회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협의회 5월 발표회’에서 김영주목사의 발제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편집자 주>


북한의 핵실험이후 남북관계를 비롯한 주변 정세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의 북한에 대한 강경정책으로 유엔안보리가 북한 제제를 결의하게 되고, 남북 사이에 교류와 협력을 통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노력들이 위기를 맞게 됐다. 그러나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대북 압박 정책을 고수해 오던 미국의 정치적 변화로 북미간의 대화가 이뤄지고, 곧 이어 2·13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를 풀기위한 합의가 이뤄져 큰 위기를 극복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인 남북한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모처럼 이루어진 6자회담의 2·13합의가 성실하게 지켜져서 그동안의 불신과 갈등을 내려놓고, 한반도에 화해와 평화의 분위기가 정착되고, 나아가 남북 연합의 수준까지 이룰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 교회 역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남북교류와 협력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한국교회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동북아 정세와 남북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남북 관계가 지나치게 출렁이는 것을 견제하고,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이루기 위한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행되도록 견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 남북교류에 상호협력
그동안 한국교회는 남북관계에 있어서 한국교회의 신학적 차이와 다양성을 인정하더라도 지나치게 경쟁적으로 일해 왔다. 한국교회가 본격적으로 평화 통일운동에 참여하게 된 것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1980년 이후 한반도의 평화 통일 문제를 교회의 선교적 과제로 선정하여 세계 교회와 함께 남북교회 간의 교류와 협력을 추진했고, 그 후 88선언을 통해 1995년을 희년으로 선포하고 평화 통일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민족적 과제로 설정함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후 1994년 북한의 큰 홍수를 계기로 북한의 지속적인 식량난으로 북한교회가 남한 교회의 지원을 요청한 이후 인도주의적 입장으로 긴급구호 차원에 공감대를 형성하여 북한지원 식량 보내기 운동에 보수적 입장을 가진 한국교회가 참여함으로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한국교회 전체의 참여가 이뤄지게 되었다.
한국교회는 ‘북한식량 직접 지원, 북한교회를 통한 지원, 남한교회간의 연대’라는 원칙을 확인하고 북한 식량 지원운동을 남한의 교회와 기독교 단체들은 협력과 연대 기구인 ‘한국교회 북한동포후원연합회’를 조직하여 함께 일하게 됐다. 이는 정부의 견제와 대북한 창구의 협소로 인해 남한 교회간의 협력과 연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었지만, 이후 당국의 개방적 자세와 사회적 분위기가 대북지원에 대해 호의적으로 변화되자, 남한의 교회는 각 교파는 교파대로 단체는 단체대로 각자 대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게 된다.
한국교회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평화 통일을 위한 교회의 노력에 협력과 연대를 강화해야 할 시점에 왔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정보의 공유, 각 교단과 단체가 가진 신학적 입장에 따른 대북지원의 특성화, 대북 교섭의 공유 등이 합의되어 북한관계를 하는 모든 남한의 단체와 교회 그리고 개인까지라도 함께 모여 협의할 수 있는 ‘공동조정회의’를 설치해야 할 것이다.

평화통일 준비하는 교육의 장
그동안 남한교회는 북한교회를 비롯한 제 단체의 초청을 받아 많은 인사들이 북한을 방문하였고, 지금도 계속적인 방북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북한 방문이 단순히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남한의 우월성을 확인시켜주거나, 그렇지 않으면 동정심을 유발하는 차원 정도의 것이 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국 교회의 북한 방문 등 제반 행사가 남북민들 간의 화해와 상호 신뢰를 쌓기 위한 진지한 노력보다는 업적 위주의 일회성 행사로 치러지는 일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다. 남북 교류와 협력이 잘 준비되지 못한 체 경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오히려 남북관계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지난 60여년의 남북 분단은 각각 다른 체제 속에서 다른 교육을 받아온 사람들이 살아온 남북의 사람들을 다른 생각 다른 방법으로 살아가게 하는데 충분한 세월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남북은 서로 교류가 차단된 상태에서 서로 비난하며 살아 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는 단시일 내에 해소 될 수 없는 문제로 끊임없는 인내로 대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한국교회가 감당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으로 분단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한반도의 우리 교회가 맡은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교회는 이 일을 감당할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런 면에서 한국 교회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류와 협력을 더욱 발전 시켜 나가면서 통일을 위한 사회 통합의 기능을 감당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평화통일 위한 견인차
한국교회는 힘을 합쳐 평화통일에의 감시자로서 자기 기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들은 한반도의 문제가 주변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의해 상당부분 조정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 정치적 환경에 따라 남북 관계가 출렁이는 것을 경험했다.
최근 북핵 문제를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개입과 남한 내부의 입장 차이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남북의 통일 문제는 단순히 남북 간의 관계가 아니라, 국제 정치적 역학관계가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는 정부가 통일 문제에 대해 일관성을 상실하지 못하도록 견인해 내고, 또한 정치적 이유로 인한 어려움들이 생기지 않도록 견제와 협력의 역할을 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안보와 관련된 국제정치의 무대나 국내 무대에서 주요 결정을 정부 당국자에게 맡겨 두고 좋은 결과에 대해서는 박수를 치고 나쁜 결과에 대해서는 비판하는 한정된 역할만 해 왔던 자세에서 벗어나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평화 통일 문제에 발언권을 행사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그동안 인도적 측면의 남북 교류와 협력에 치중하였다고 한다면, 이제는 평화 통일 운동에 대한 장단기적 관점을 세워 공유하여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민간단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과제를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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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한복협 월례발표회, 바람직한 남북교류와 협력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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