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7-30(수)
 
부총회장 선거문제 특별위원회 구성해야

“총대들이 교단의 고질적 병폐인 부정선거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기회에 과감한 결단 했어야”





제주도에서 9월 22일부터 개최하고 있는 제93회 예장통합 총회는 직전 부총회장이었던 김삼환목사(명성교회)가 자동으로 총회장으로 승격했고, 지용수목사(창원 양곡교회)가 부총회장으로 당선됐다는 뉴스에 접하면서 ‘어떻게 한국교회 장자교단이라는 예장통합측의 총대들의 의식수준이 이정도 뿐이 못되는가?’라는 생각으로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에 싸인다.
당초 이번 제93회 예장통합 총회에서 네 명의 부총회장 후보가 출마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세 명의 후보(이만규목사, 김창영목사, 조석원목사)가 지용수목사의 학력위조(고졸 위조)와 구체적인 금품수수 사실들을 총회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면서 후보자격을 탈락해줄 것을 청원했으나, 위원회는 투표를 통해서 탈락거부(결석 1명, 퇴장 1명, 탈락찬성 5명, 탈락거부 8명)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세 후보는 무자격자와 금품수수 방관자와 경선하지 않겠다고 결의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세 후보는 이러한 사실을 교계 기자회견을 통해서 알리고, 9월 22일 현재 총회가 진행되고 있는 성안교회 곳곳에는 선거를 거부한 3명의 후보가 ‘제93회 총회 부총회장 선거경선을 거부하면서 1500총대님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배포했다.
그 성명서에는 “어떤 불법적인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당선되면 그만이라고 하는 우리 총회의 고질적인 병을 고치기 위해 지용수후보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처리 못하고, 개회 벽두 교단 총회 석상에서 처리하지 않으면, 사회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기로 결단했습니다.”라면서 이 문제를 사회법정까지 끌고 가겠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만약에 사회법정에서 세 후보들이 고발한 내용들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교계나 사회 앞에서 우리 교단의 위상은 한없이 실추될 것이 분명하다. 우여곡절 끝에 당선된 부총회장이라도 이미 도덕적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있는 입장에서 교단 내에서나 교계에서 무슨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겠는가? 그는 교회나 교단, 교계 어느 곳에 가든지 조소와 비난을 면키가 어려울 것이 분명하다.
20년 동안 총회 총대로 활동했던 필자의 입장에서 ‘왜 교계 어른들이나 임원회, 선거관리위원회가 사전에 이런 사태를 막지 못했는지?’ 너무나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필자도 총회 선거관리위원으로 활동한 경험에 의하면, 세 후보가 고발한 내용은 후보 박탈을 결정하기에 충분한 사안이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투표를 통해서 탈락여부를 결정할 때 15명 중에 8명의 거부를 나타냈다면 한 표차로 후보로 살아남은 셈이다. 이러한 사실은 이미 선거관리위원들 상당수가 고발한 내용들을 시인한다는 사실이 아닌가? 그렇다면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면서 임원회나 증경총회장들의 조언을 구해야 하지 않았을까? 세 후보가 자기들을 희생하면서 개혁을 촉구하는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최종 결정자인 총대들이 우리 교단의 고질적인 병폐인 부정선거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 과감한 결단을 나타냈어야 했다.
그러나 다만 우리 총회가 첫날부터 큰 혼란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도덕적으로 결함이 많은 후보에게 다수의 표를 던졌는지 모르지만, 너무나 무책임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번 계기를 통해서 앞으로의 총회 선거는, 당선되기 위해서는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무법천지가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 있는가?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선거관리위원 중 7명은 바른 표를 행사했다.
또한 당장은 혼란스러울지라도 교단 선거풍토 개선을 위해 바른 표를 행사한 총대들이 수백 명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제라도 늦지 않다. 총회 기간 동안 세 후보의 충정어린 청원을 수용하여 논의할 수 있도록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옳다. 그것이 사회법정으로까지 비화되는 길이나 무법천지가 될 가능성이 짙은 총회 선거 풍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길이 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2008년 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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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너무 한심한 통합측 총대들의 의식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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