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4(화)
 

러시아 속의 개신교 선교 제언


 
구정을 맞이하여 오랜만에 잠시 집에서 쉼을 가질 수 있었다. 이러한 시간에는 TV프로그램이 매우 경제적이고, 가족들 간의 대화도 이끌 수 있는 기회이다. 때마침 집사람인 아내가 닥터 지바고를 보고 싶다고 하였다. 설원 속에 펼쳐지는 다양한 장면들을 연상하면서 평안을 누리고자 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필자는 지난여름에 러시아의 중심지인 모스크바를 방문하면서 화려하게 장식된 정교회를 둘러 보았다. 사실 러시아는 988년에 끼예프 러시아의 블라지미르(Vladimir)公이 콘스탄티노플로부터 기독교를 받아들임으로 러시아는 기독교 국가가 되었다. 블라지미르의 결정은 기독교가 끼예프의 생활과 문화 속에 스며들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으며 기독교는 끼예프를 통합하는 요소로 자리를 잡아 나가게 되었다.
이러한 기독교 국가가 근대사를 지나면서 공산화된 땅이 되었다가 지금은 개방된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개신교의 선교가 틈을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되었다. 이러한 러시아 땅을 위하여 몇가지 선교적 제언을 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영적인 차원으로서의 선교 접촉점으로, 예배를 신비적 차원에서 접근하여 성찬과 성례 성가대 등 예전을 경건하게 잘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인들이 기독교를 받아들이는 초기에 도덕적 규칙이나 합리적 교리적 진술보다는 전례적인 접근, 즉 신적(神的) 예배라는 맥락에서 교리를 이해하였다. 그러므로 러시아 선교에 이어서 신비적 요소를 간과하면 안된다. 선교사가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만 접근하면 러시아인들은 건조함을 느낀다. 그들은 예전을 무시하는 개신교를 낮은 수준의 종교로 이해한다.
둘째는 역시 영적인 차원의 문제로, 선교사는 겸손과 자기비하의 모습 등 과거 순례자들의 영적 스승과 같은 영적 지도자의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 선교에 있어서, 선교사는 영적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선교사가 세속적 이해로 부흥이나 성장에만 관심을 가진다면 영적 지도자의 모습을 잃어버리게 된다. 선교사에게 있어서 영적인 모습이 없기 때문에 사회봉사 단체 지도자로 보게 되는 경향이 있다. 오늘날 러시아 종교부에서도 개신교 선교사들을 영적 지도자로 보기 보다는 사회 봉사 단체의 지도자로 대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므로 선교사는 겸손과 자기비하의 모습과 더불어 영적 스승의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
셋째는 역시 영적인 차원의 전략으로, 성도들의 성화를 목표로 삼아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러시아인들을 성화의 길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 정교회는 일천년의 역사 가운데 많은 순교자들을 배출한 교회이다. 이러한 지역에 말로만 전하는 선교는 의미가 없다. 보다 성숙한 선교가 필요하며 선교사들은 동방 정교회 수도사들의 삶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넷째는 사회적 차원으로서의 전략으로, 러시아 정교회 역사에서 보듯, 러시아 선교는 일시적 물질 공세보다는 꾸준한 사회 봉사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 정교회가 수도원을 중심으로 가난하고 병든 자를 구제하는 일에 활동했다면, 선교사도 사회 봉사를 해야 한다. 교회는 선교수단으로서 물질 공세가 아니라, 꾸준히 사회 봉사를 실천해야 한다. 즉 교회 자체의 모습이 거룩한 빛을 소유한 자로서 세상을 봉사할 때, 그들은 우리를 교회로 인정할 것이고, 그것은 곧 전도로 이어질 것이다.
러시아 종교의 65%를 러시아 정교회가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러시아 선교는 러시아 정교회에 대한 선이해가 필수적이다. 유구한 기독교의 전통, 그것도 동방정교의 영성을 이어받은 러시아 정교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형제애적인 관점과 진지한 사랑의 섬김을 통해 그들을 도와야 할 것이다. 러시아의 주인은 우리 외부의 선교사들이 아니라, 그 땅을 몇 천년간 다스리신 하나님과 몇 천 년간 그 땅에서 산 러시아인들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오랜 전통 속에 빼어난 수준으로 발전한 그들의 문화에 대한 인정과 진정한 존중도 필요하다.  
부루스 J. 니콜스의 말처럼, 선교사는 자신이 처한 환경의 틀 속에서 복음에 의미있게 반응할 수 있는 ‘상황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이는 반드시, 단순한 일시적 유행이나 슬로건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자기를 비우고 낮아지신’ 성육신적인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에서 나와야 할 것이다.
www.worldcan.co.kr(세계로선교학교)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러시아 속의 개신교 선교 제언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