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는 일제의 억압과 공산치하의 핍박으로 교회가 파괴되고 수많은 순교자를 내었다. 신사참배를 반대하던 옥중 성도와 공산주의에 항거하던 피난 성도를 통하여 한국교의 교회들이 재건되고 세계 교회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교회성장을 이루게 된 것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그러나 60년대 이후 한국 교회는 매 10년마다 양적 배가의 놀라운 성장을 기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성장이 교단주의와 개교회주의에 제한되었음을 시인하며 회개한다.
국토의 분단과 민족의 분열을 아파하면서도 교회가 분열된 것을 아파하지 않은 것을 회개한다. 조국의 통일과 동서의 화합을 외치면서도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이루지 못하였음을 회개한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을 높이 바라보면서도 곁에 있는 우리의 이웃을 외면하였음을 회개한다. 그리고 선한 사마리아 사람을 설교하면서도 고난에 처해 있는 우리의 북녘동포를 좌우 진영논리에 빠져 적대시하고 고통 중에 있는 세계인의 소리를 외면하였음을 회개한다.
498년전, 1517년 10월 31일 마르틴 루터는 독일의 뷔텐베르크 성당에 95개 조항의 면죄부 판매에 항의하며 개혁의 글을 내걸었다. 이를 계기로 세계사를 바꾸는 거대한 개혁의 흐름이 일어났다. 루터와 칼빈이 주도한 교회개혁운동은 역사의 소용돌이를 불러일으키며 전 세계의 역사의 방향을 바꿔놓았다. 새로운 교회가 탄생하고 문화의 지평을 바꾸고 민주 사회의 초석이 되었다. 그 종교개혁의 정신을 계승한 것이 오늘날 개혁교회이며 특별히 한국교회는 그 개혁교회의 전형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종교개혁500주년을 앞두고 지난 세기 한국교회의 양적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적 미숙은 여전히 우리 교회의 개혁과제이다. 이 사회의 도덕적 해이보다 교회의 영적 해이는 날이 갈수록 도를 더해가고 있으며 우리 사회의 영적 침체도 교회의 책임임을 통감한다. 교회의 영적부흥도, 사회의 도덕적 변화도 우리 손에 있음을 알면서도 우리의 힘이 미치지 못함을 안타까워한다.
이러한 시점에 우리는 영성과 도덕성을 겸비하여 한국 사회와 교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대안을 제시세력으로, 영적 각성과 도덕적 재무장을 선도할 것을 다짐한다.
그리하여 한국교회가 성도들에게, 한국사회에 기대감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영적 지도자로 거듭날 것이며 사회에 빛을 발할 수 있는 성직자가 될 것을 약속한다.
‘개혁교회’는 개혁이 끝난 교회가 아니라, 역사 속에서 끝없이 날마다 개혁하는 교회이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도 개혁이 계속 필요하다. 그러나 누가, 무엇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하는 물음에 답해야한다.
먼저 그릇된 교리와 내부의 부패가 극심했던 중세교회의 개혁과제가 진리를 회복하고 ‘교회를 교회되게’ 하는 것이었다면 오늘의 우리교회도 세상에 바른 교회의 모습을 회복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
한국교회가 십자가정신으로 종교개혁자들의 개혁정신을 오늘에 되살리며, 한국교회의 개혁운동을 확산해나가기를 소원한다. 개인의 안일을 위해 교권에 안주하고 개혁정신을 거부하는 흐름에 과감히 맞서야 한다. 종교개혁정신을 지닌 개혁신앙인, 개혁교회가 일어나 이 불씨를 함께 되살려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영적 각성이 한국교회의 영적 각성의 지름길이며 기초임을 믿는다. 교파와 교단의 경쟁주의를 극복하고 일치와 공동창조로 나아가는 것이 한국교회가 도약하는 방편임을 믿는다. 그러면서 이전 세대에서 불가피하게 빚어졌던 국토의 분단과 교회의 분열도 우리의 손으로 통일과 통합을 이루어야함을 믿는다.
특별히 교회연합운동은 한국교회의 미래를 생각하는 교계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고 기도하며 연합운동의 새 장을 열기위해 대타협을 이끌어 낼 것을 촉구하며, 현재의 연합기구로 더 이상 희망이 없다면 새로운 연합기구를 출범시켜야 한다.
종교개혁 498주년을 맞으며 ‘하나님의 나라’와 ‘공의’를 이루기 위해서 이제 한국교회의 목회자, 성도들은 개혁정신을 가지고 두 눈을 부릅뜨고 시대를 읽는 바른 판단과 한몸 던져 부패를 막는 결단을 보여주어야 한다.
날마다 개혁신앙을 가지고 자신부터 개혁해 나감으로 영적 지도력, 즉 영적 권위를 회복해야한다. 지금 한국교회는 개혁자의 십자가정신을 회복하며 교회의 본질을 보여 주어야할 시점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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