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7-30(수)
 
  •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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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오후에 황순원문학관 소나기마을에서 영혼을 담은 시 쓰기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였습니다. 어린 시절 백일장대회에 가는 것만큼 두렵고 떨렸습니다. 그러면서도 가슴이 설레기도 하였습니다. 시를 쓰는 것은 시상을 갖고 순간순간 시가 찾아올 때 쓸 수 있지만 시 창작 강의를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 교회에서도 저명한 시인들을 초청하여 강연을 들었지만 시란 무엇인가? 시를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서 정확하게 설명한 분은 못 봤습니다. 그냥 자기 시 몇 편을 소개하고 삶의 이야기로 마감하는 걸 봤습니다. 물론 저도 그렇게 할 수가 있죠. 저에게도 많은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저는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이 기회에 시는 무엇이고 어떻게 시를 쓸 것인가정리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적지 않는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강의안을 준비해도 왠지 낯설고 두려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성도들이나 일반인 앞에서 강의를 한다면 그렇게 두렵고 떨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시대 최고의 문학평론가인 김종회 교수님 앞에서 강의를 한다는 것이 엄청난 부담이고 스트레스였습니다. 잘해야 본전이고 잘못하면 큰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꼭 두려움과 불안만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영광스럽고 가슴이 설레이기도 하였습니다. 강의에서 언급한 것처럼 저는 국문과나 문창과를 전공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소나기마을 촌장이신 김종회 교수님께서 어느 정도는 저의 필력과 구술력을 인정하셨기에 저를 강사로 부르셨지 않나 싶어 더 가슴이 뛰었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에 엿장수, 사탕장수의 이야기로 시작하였고 상여의 만가 소리를 시연하며 시 강의를 접근 했습니다. 결코 녹록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앉아서 할 수도 없고 일어서면 강의안이 안 보일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원고가 보이고 안 보이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원고를 이미 그림 언어로 거반 외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강의를 했는지, 무슨 꽃으로 내 가슴을 문질렀는지 땀이 눈속으로 들어 갈 정도였습니다. 종교적 언어, 신앙의 언어를 쓰지 않아도 시는 에덴을 향한 원형 혹은 근원을 향한 향수적 갈망이라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리움에 대한 향수를 이미지 언어로 쓰는 것이 시라고 강조했습니다. 제가 그런 이야기를 해도 어느 누구도 저항을 하거나 반발을 하는 분이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설교를 하는 목사이기 때문에 가끔 억양이나 설교의 이미지가 보였을지 모르지만 그마저도 강의 흐름 상 모두 수용하고 용납하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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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가 끝난 후 김종회 교수님께서 이곳이 대학 강의실이라고 한다면 교수로서도 99점을 줄 정도라고 하셨습니다. 강의가 끝나도 그 설렘이 싹둑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미련과 아쉬움이 컸습니다. 왜냐하면 준비한 내용을 절반도 못 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1시간 40여 분 동안 강의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런 많은 시간을 할 수 있었단 말인가...” 그럼에도 준비한 내용을 절반도 못했습니다. 아쉬움은 미련을 낳았지만 그럼에도 참으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두려움과 설레임은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여전하기만 합니다. 좀 더 잘할 수도 있었다 싶었는데 저희 장모님이자 기도의 어머니이신 정금성 권사님이 오셔서 부담감이 더 커져 갔습니다. “아니 지금 젊은 연세도 아니신데 왜 여기까지 오시는가...” 그래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계기를 통해 저의 시가 한 단계 더 발전하고 다 하지 못했던 저의 시론이 활자화 되기를 바래 봅니다. 함께 기도해 주시고 성원해 주신 김종희 교수님, 참석해 주신 주민들, 그리고 성도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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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20

  • 74020
홍이레

목사님의 강의를 통해서 문학계와 우리 성도들에게 큰 은혜가 있었습니다. 그 두려움과 설레임이 더욱 창의적이고 은혜로운 작품으로 승화될 것을 믿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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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목회자이시면서시인이신
목사님의선한영향력이
문학계에도거룩한파급력이있기를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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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미

시를 향한 목사님의 열정이 대단하고 아름답네요. 시인 목회자로서 더 많은 분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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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

황순원문학관에서 진행하신 귀한 소강석 목사님의 강의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은혜와 귀감이 되었을줄
믿습니다. 목사님의 선한 영향력이 교계를 넘어 문학계까지 펼쳐지길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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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맘

두려움과 셀렘으로 생명 있는 아름다운 시를 쓰시는 목사님의 글이 많은 이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시리라 믿고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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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오늘

시로써 이새대의 아픔과 상처로 하나되는 귀한사역에 쓰임받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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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시

누구나 시를 가껍게 할 수 있는 귀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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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목사님의 시에 담긴 철학과 사랑의 세레나데가 울림을 줄 다음편의 시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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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이제는 시인으로도 더 영향력 있는 소강석목사님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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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시는 에덴을 향한 원형, 근원을 향한 향수적 갈망이라니..와~목사님의 가슴을 문지른 꽃이 활짝피어 명강연이 되었네요..
그 두근거리는 설레임이 마지막까지 꽃피우는 삶이기를..저도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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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시는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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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송이

시 강연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통로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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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추앙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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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학소녀

모든 분야에 완벽을 기하시는 목사님 선한영향력을 끼치는 시간 되셨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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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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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

시와 문학성이 목회가운데 잘 승화 되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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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샤인

목사님의 시적 감성으로 하나님의 사랑이 더 절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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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문학과 문화적인 영역에도 복음이 전해지기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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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찬

시라는 함축적인 언어로 우리의 삶의 풍성함을 드러낼 수 있음에 감사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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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s

현장의 따뜻한 분위기와 목사님의 열정이 글을 통해서도 전해지네요. 시와 삶을 향한 진심 어린 고민이 많은 이들에게 좋은 울림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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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두려운 영광, 설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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