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2-04(수)
 

명분상으론 ‘합의’…내용상으론 ‘복잡’

서로의 불신의 벽 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


기하성 통합측, 기하성 서대문측,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측 등 세 개 교단으로 나누워져있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가 5월 총회를 앞두고 서대문측과 여의도순복음측이 통합 논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양측의 견해에 상당한 이견이 있어 보여 통합이 쉽게 이루어질 것으로 낙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서대문측과 여의도순복음측은 5월 16일 오후 1시 반에 같은 날 총회를 같은 장소인 여의도교회의 각기 다른 공간에서 소집하고, 첫 날 개회예배와 행정처리를 한후 오후 4시에 통합총회를 갖는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또 여의도순복음측 총회장 이영훈목사도 이 점을 밝힌바 있다.
그러나 과연 양교단의 통합이 집행부의 뜻대로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이다. 지금 통합에 적극적인 쪽은 서대문측인데 여의도측 안에 서대문측을 보는 시각이 각각 다른 세력이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측에는 서대문측과 무조건 통합해야 한다는 세력도 있지만, 서대문측에 대해 선별 또는 조건부로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세력도 있다. 여의도측 총회장 이영훈목사는 교단 통합에 대해 “조건 없는 대통합을 실현시켜 2008년 분열되기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으나, 서대문측에 대해 아예 백기를 요구하는 합의안을 제시하고 그것을 받으면 좋고 아니면 말라는 식의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제시된 여의도측 합의안에는 △총회 유지재단 이사의 과반수 이상과 이사장은 여의도총회로 한다. △서대문총회의 모든 부채와 재판문제는 서대문 현총회장이 법적, 재정적 책임을 진다. △통합 후 서대문 현총회장은 모든 직책에서 사임한다. △학교법인 순총학원은 통합되는 총회로 모든 것을 귀속한다. △통합 후 임원 구성에 대해서는 통합된 총회장에게 모든 것을 위임한다. △헌법 개정은 추후 헌법 총회에서 수정하기로 하되 세부사항은 통합된 총회장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서대문측의 박성배 총회장에 대한 견제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과연 서대문측이 이런 내용의 합의안을 받을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또 여의도측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최성규목사는 자신도 통합되는 총회에서 임원을 비롯한 일체의 직책을 맞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서대문측의 박성배목사를 배제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서대문측 박성배 총회장은 “후세들을 생각해서 교단 통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모든 회원들이 공감할 수 있기 때문에 여의도측의 요구사항을 조건없이 모두 받아 들였다”고 말했다. 또 “순총학원은 처음부터 총회직영 신학대학교임으로 통합총회가 운영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총회본부도 서대문회관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통합총회에서 아무런 직책도 맞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아예 여의도측의 시비의 근원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의도측 인사들 가운데는 박목사의 이런 견해를 순수하게 보지 않고 어떤 정치적 술수가 있을 것이라며 “트로이 목마”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계한다.   
어쨌든 여의도측은 통합이 되더라도 흡수 통합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서대문측이 통합의 당위성을 주장한다손치더라도 과연 통합을 끝까지 밀고 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은 매우 회의적이라는 관측이다. 뿐만 아니라 기하성총회의 정통성은 서대문총회에 있는데 분열 와중에서 생겨난 여의도총회에 흡수된다는 것은 서대문총회원들의 자존심과도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서대문측이 쉽게 조건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통합에 대한 명분과 이후 교단을 자신들이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의 순복음 교단이 80년대 조용기목사의 이단시비로 기하성과 예하성으로 나누어지는 과정에서 분열을 경험하고, 이후 통합과 분열을 거듭한 전력으로 볼 때 또 한번 이번 5월 총회가 주목된다. 또한 양평동에 본부를 두고 있는 기하성 통합측(대표회장 조용목목사) 역시 언젠가는 하나의 기하성으로 통합되는 날을 기대한다. 이들 기하성 순복음 교단은 신학과 신앙이 한 치의 차이도 없는데 갈라져 있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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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기하성 여의도 ·서대문 총회 통합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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