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 나온 이야기이다. 남조 양나라에 어홍 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소영의 정벌을 수 차례 수행해 공적이 적지 않았다. 훗날 소연은 양 무제로 즉위해 어홍 에게 땅과 상을 내리고 팔만 그루의 나무도 주었다. 하지만 어홍은 몹시 실망하여 웃는 표정 한 번을 짓지 않았다. 불안해진 부인이 물었다. ‘서방님 혹시 폐하께서 하사하신 상이 적어 기쁘지 않으신 겝니까?’ 어홍이 한참을 망설이더니 말했다. ‘군주라면 논공은 공평하고 징벌은 타당해야 함이 당연한 이치요. 군주를 따라 전장을 돌며 생사를 넘나들었는데 녹봉이 고작 이 정도로 그쳐서는 안 되지요’ 부인이 말했다. ‘저도 서방님의 공로가 적지 않음을 압니다. 그렇지만 부와 관직을 탐하는 관리가 돼서는 안 됩니다. 사람의 도리가 아니지요?’ 아내가 아무리 도를 논한들 어홍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 였다. 어홍은 군수를 하면서도 여전히 자신의 지위가 낮고 재산이 부족하다며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면서 양 무제의 위세를 등에 업고 공공연하게 재물을 긁어모았다. 부끄러운 줄 모르고 이런 말도 퍼뜨렸다. ‘내가 군수를 맡아 네 가지가 없어졌다. 물속에는 고기가 없어지고 산중에 노루가 자취를 감추었으며 밭에는 곡식이 다하고 마을에는 사람들이 줄었다. 세상살이라는 즐겁고 유쾌해야 하는 것인데 나는 군수가 돼서도 즐겁지 않으니 언제쯤 낙이 올 것인가?’ 그는 아랫사람을 시켜 백성들을 협박하고 재물을 갈취했으며 산에서 귀한 나무를 베어오고 고급 화강석을 날라 오도록 시켜 풍수 좋은 땅에 호화로운 관청을 지었다. 자신이 타는 말을 휘황찬란한 비단과 보석으로 장식하고 주색에 빠져 첩을 백 여 명이나 두는 등 사치스럽고 방탕한 생활을 즐겼다. 결국 난잡한 생활과 과도한 욕심 때문에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일찍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고로 물질적인 것 즉 돈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좋아 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것들은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 ‘나는 새 차를 갖고 싶다‘ ’나는 모피를 갖고 싶다’ ‘나는 큰 아파트에서 살고 싶다’ 그들은 이와 같이 ‘- 하고 싶다’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그 말은 그것들을 ’사랑한다는‘ 의미이며 또 그 사랑은 곧 애착을 의미 한다. 물질적인 욕구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자기들의 욕구를 자주 나타내고 그 원하는 것들을 얻는 방법을 알고자 노력 한다. 그런 와중에 그들의 욕구는 점점 강해지기만 하고 더욱 집착 한다. 인간은 그 집착에서 벗어나 시간과 생각과 에너지를 낭비 한다. 그 결과 힘써 얻은 성공을 허사로 만들어 버린다. 어느 해 겨울 시카고에 있는 에지워터 비치 호텔에서 중요한 회의가 열렸다. 그 회의에 참석한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8명의 거물들 이었다. 최대의 강철 회사 사장, 최대의 공익사업 회사 사장, 최대의 가스 회사 회장, 뉴욕 증권 거래소 회장, 전 미국 각료, 월스트리트 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증권업자, 세계의 큰 조합장, 국제 결산 은행장, 이들은 명실 공히 성공자들이다. 그들은 부와 권력을 얻는 비결을 잘 아는 자들이다. 그로부터 25년 후에 찰스는 파산해 죽었고 사무엘 인설은 빈털터리 거지가 되었으며 하워드 홉슨은 미쳤고 리차드 휘트니는 교도소에 복역 중이었으며 알버트 풀은 사면되자마자 병으로 죽었고 엣세 리버모는 자살했다. 이처럼 목표를 향해 나가는 길에는 으레 예기치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가치관도 바뀌게 된다. 그만 황금에 눈이 멀 수도 있다. 위로 계속 오르고자 하는 욕망 때문에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을 멀리하게 된다. 그렇다면 큰 성공을 거둔들 무엇이 남겠는가? 심신의 힘을 모두 기울여 얻고자 했던 성공은 결국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어떤 공직자들을 보면 예화의 주인공 어홍처럼 공직자의 윤리를 망각하고 명예와 지위를 이용하여 물질을 탐하는 자들이 많다. 실례로 대형사고가 날 때 마다 부패한 관련 공무원들이 떼 지어 등장하고 나라에서 소위 사정을 한다고 하면 가장 먼저 떠는 사람들이 고위 공직자와 국회의원 등 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람들일수록 청문회라도 나오면 언제나 ‘처음 듣는다‘ 라든가 아니면 ’절대 그런 적이 없다‘ 라는 말로 국민들을 속이는 일을 태연하게 하고 있다. 즉 우리 사회 안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속이고 거짓말하는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볼 때 이처럼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사람들로부터 뇌물과, 탈세, 부정과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나라가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고로 공직자들은 깨끗하고 공정해야한다. 공직자가 많은 사람을 대표해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특히 물질 만능주의 사회인 오늘 날에는 공직자의 윤리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다. 그만큼 공직자들의 기강이 해이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공직자들은 성경에 나오는 고무라(창18;32) 그리고 로마 제국이 왜 멸망 했는지?를 기억 하고 경성하기를 기도 한다.
ⓒ 교회연합신문 & www.ecumenicalpress.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