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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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부터 35년전 오월 18일 광주는 억압과 폭정에 맞서 불법 신군부 쿠테타에 의해서 오직 하나 뿐인 생명을 내걸고 싸웠다. 박정희의 종말과 함께 그의 가지인 전두환의 권력욕과 파시즘적 지배 욕망이 광주의 하늘과 땅을 피빛으로 물들게 한 것이다. 필자는 그 오월의 한 해 전 79년에 기장 전국청년광주대회에 참석하여 박정희의 18년 절대 권력의 통치에 저항하는 기도를 드리며 광주의 시내 금남로를 거닐었다.
일제의 청산을 묻고 반토막의 나라 분단의 땅에 초대 대통령이 된 이승만은 민족의 독립과 투사들의 고귀한 희생과 피의 갑을 외면한 채 권력의 욕정에 빠져 4.19의 맨 가슴에 무너지고, 무능한 민주당 정권을 짓밟고 나선 박정희의 군화 발에 민족과 민중의 꽃은 무참히도 폭압에 스러져 갔다. 그 어둠과 죽음의 가지인 신군부 전두환의 공중권세가 민주를 부르짖는 하늘의 소리를 총과 탱크와 무자비한 학살과 살육으로 붉은 선혈로 광주를 덮은 것이다.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냉전의 세계가 무너진 지 몇 성상이 흘러갔지만, 아직도 분단의 무거운 벽이 둘러 선 이 땅에는 반도의 냉전으로 악한 권력과 탐욕을 유지 하고 있다.
신군부가 권좌에서 형식상 물러가고 87년의 신군부 끄나풀인 거짓 보통의 정부가 민중의 요구를 수용한 87년 6.29 그날의 일이 꽤 오래 지나갔지만, 여전히 부정과 간교로 부활한 악의 세력은 민족과 민중의 눈과 귀를 속이며 조중동 더러운 언론과 아부와 아첨을 떠는 존재들과 함께 보수의 찌꺼기의 이름으로 자기 기득권을 지키려 하고 있다.
역사를 왜곡시키고 호도하며 민중의 심장과 가슴을 도려내는 사기극을 연출하고 있다. 밥벌이에 여념 없는 어용 지식인들과 비굴하고 비열한 반역사적 종교인들은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여 역사의 어둠을 깊이 하고 있다.
오월의 피는 아직도 식지 않고 뜨겁게 끓고 있는데 허리 잘린 반도의 몸은 타 들어 가고 있다. 불의와 거짓에는 침묵하고 썩을 것들에는 존재와 가치를 썩고 있다. 무어라 말해도 알 수 없는 존재들을 붙잡고 허덕이고 허기진 속을 채우기는 역사의 텅 빈 공간의 계곡은 수천 길 낭떠러지다. 조용히 걷고 싶은 오솔길은 역사의 심장을 두드린다. 오월의 소리를 억압하고 외면하고 등 돌리는 울음들이 내 발길을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늘로 요동치게 한다. 체념과 갈등과 전쟁과 싸움으로 그리고 마침내는 허무와 허무주의로 유혹한다. 신자본주의와 그 끝자락으로 치닫는 인간의 탐욕들이 존재와 가치의 의미들을 희석시키는데 신록은 짙푸르러만 간다.
오월의 역사는 끝나지 않는다. 땅과 하늘을 진동시키던 날에 애절한 생명의 미소 머금고 잠벵이 걸치며 이슬 내린 논둑길을 걸어간다. 푸른 보리밭은 바람에 춤추고 수줍은 봄은 태양을 품속에 안는다. 오월은 죽지 않는다. 오월의 노래는 그치지 않는다. 세월호가 이 땅을 메아리 치고 큰 물결 새로이 잦아든다. 죽은 자여 부활 하고 산자는 춤을 추라. 제주의 한라에서 뜨겁게 끓고 있는 백두의 심장까지 부서지고 깨어진 몸을 다시금 고추 세워 살지 못한 한의 응어리들을 풀어 가리라.
존재의 깊이와 높음과 넓이를 다하여 거친 땅 갈아엎고 새로운 나라 기필코 만들어 간다. 죽은 민주 살려내고 상처 입은 나뭇가지 손등으로 막아서서 내 작은 가슴으로 호흡하리라. 일어서야 한다. 소리쳐야 한다. 살려내야 한다. 무엇을 하든지 포기해서는 아니된다. 가쁜 숨 몰아쉬고 새벽처럼 달려가야 한다. 산과 강을 넘고 바다도 단숨에 건너 가서 잃어버린 혼을 찾아와야 한다.
허물 수 없는 벽을 허물고 잃은 땅 회복하여 다시 세상 섬겨야 한다. 아직도 더럽고 추한 이름 하여 보수언론들은 오월을 종북과 빨갱이로 매도하며 그들의 피 흘리는 가슴을 후벼 판다. 거짓과 불의를 밥 먹듯이 하여 밥벌이 욕망을 채우는 악한 세력들이 오월의 자존을 짓밟아도 역사는 죽은 것이 아니다. 한 생명 바쳐 그래도 민주의 이름은 얻었지만 살아 있는 부끄러움은 여전하다.
광주의 오월, 금남로의 오월 분단의 오월, 그리고 언제인가 반드시 오고야 말 통일의 오월, 기다리던 님 그 오월이 우리의 눈물을 닦아주고 푸른 하늘과 생명의 땅을 이어가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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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으나 산 자의 오월은 진동한다-홍 성 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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