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2-12(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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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검찰이 4일 유재수(55) 전 부산시 부시장의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뉴스를 대하고 있다. 이 압수수색은 2017년 5월 현 정부가 들어선 이래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은 작년 12월 26일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폭로한 ‘민간인사찰’ 의혹과 관련해 실시한 이후 두번째다. 동부지검은 이날 유 전 부시장 감찰중단 의혹사건과 관련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오전 11시 30분쯤 대통령비서실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나 기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정권은 ‘민간인 사찰’이니 ‘선거개입’ 같은 혐의로 수사대상에 오르는 것은 정말 실망스러운 일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잡은 정권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전 정권의 동일한 비리 때문이었고, 그런 것에 대한 가장 강력한 비판자였으며, 이런 것들을 적폐로 단정하여 처단하겠다는 정치적 명분으로 집권한 세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집권 후 그들을 총력을 기울여 다른 어떤 국정 아젠다보다도 강도높게 추진했던 것이 적폐 청산 작업이었다. 그런 그들이 지금 돌일한 과오, 아니 더 심각한 상태로 검찰의 칼날을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게 하는 일임에는 틀림없다.
이렇게 되면 그들이 주장하는 적폐 청산 작업은 명분을 잃게 된 것이고, 그토록 열망하는 공수처는 설득력을 잃고 말았다. 지금 검찰이 시퍼렇게 살아있는 권력의 핵심부를 향해 거침없이 다가서고 있다. 이정도의 검찰이라면 공수처가 굳이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국민들을 박수를 보내고 있다. 오히려 공수처가 가져오는 폐단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새로운 기관의 신설보다 지금의 검찰을 권력으로 좀 더 독립시키고 실제적인 힘을 가지고 고위 공직자를 수사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을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지금 온 여당과 집권 세력들이 나서서 검찰을 공격하는 것만으로도 지금 검찰의 위상은 충분히 검증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지금 경찰의 행태는 정말로 한심하다 못해 불안하기 까지 하다. 지금 경찰의 정권 충성도는 그 어느 정권때보다 강하다. 무엇을 말하는가? 수사권, 기소권을 다 가진 경찰, 그 수장인 경찰청장을 언제든지 갈아치울 수 있는 경찰을 정권이 손아귀에 쥐었을 때, 그들이 발휘할 힘이란 누가 감당해 내겠는가? 이는 지금 검찰의 적폐를 넘어 그야말로 공안 정권이 다시 들어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청와대 압수수색을 바라보면서, 민초들은 생각한다. 공수처는 원점에서, 아니 그 정당성과 타당성을 다시 따져야 하고 그것을 필요로 했던 시대적 상황에 대하여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적폐 청산에 대해서도 과연 그것이 명분있는 자들에 의해 진행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국민적 반성이 필요하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에서도 과연 저런 경찰을 믿고 사법적 권위를 위임해 주어도 좋은 지에 대한 점건이 다시 필요하다. 그 외에도 우리가 되짚어야 할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 이 시점에서 대대적인 혁신과 자기 반성을 수행해야 한다. 경제는 엉망이다. 외교는 그야말로 폭망이다. 일본에게 보기 좋게 당하고, 미국의 놀림감에 호구가 되면서도 한미동맹은 이미 균열이 시작되었고, 남북문제는 대책이 없고 김정은의 화려한 게릴라식 혼란에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다. 탈원전 정책으로 국민적 에너지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부동산은 맥없이 치솟고 있고, 노동시장은 경직되고 취업은 청년들의 꿈일 뿐이다. 뭐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는 정권이 책임질 생각은 안하고 여전히 야당과 보수세력을 탓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총선이 소중한 줄 알면 지금이라도 뒤를 돌아보아야 한다. 정권을 재창출하려면 적어도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모른다면 그것은 그들의 운명이다. 과연 극소수의 열성 지지층이 총선의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가져다줄까? 천만에 말씀이다. 그 심판의 권리는 국민, 그것도 말없이 이 모든 피해를 고스란히 온 몸으로 받고 있는 민초들이다. 그들의 분노가 언제 어디로 움직일지 필자의 눈에는 보이는데 그들에게는 안보인다면 그 역시 그들의 운명이다. 그래서 청와대 압수 수색을 바라보는 민초의 마음이 불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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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압수수색을 바라보는 민초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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