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미자 목사(대한기독교서회 출판국 전 부국장)
악보를 보면 쉼표가 있습니다. 쉼표는 노래와 연주를 살리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처럼 쉼은 우리 삶에 중요합니다. 쉼은 건강하게, 의미 있게 쉬어야 합니다. 쉼은 다시 일을 하기 위한 재충전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쉼이 필요함을 가르쳐주셨습니다.
히브리어 ‘샤바트’는 안식일, 안식년, 희년으로 번역되었습니다. 모두 쉼과 관련된 말입니다. 안식일은 일곱째 날 쉬고, 안식년은 일곱째 되는 해에 쉬고, 희년은 오십 년째 되는 해에 쉽니다. 주님이 쉬심으로 땅도, 사람도, 가축도 쉬는 것입니다. 이 쉼은 단순한 쉼이 아니라 구원과 해방과 자유를 포함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레 25장)
본문을 보면, 예수님은 음식 먹을 겨를도 없이 바쁜 제자들에게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열심히 일한 제자들에게 쉼을 주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일한 후 쉴 때 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 말씀대로 배를 타고 한적에 곳에 가서 쉬었습니다.
예수께서는 모든 도시와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유대 사람의 여러 회당에서 가르치며,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며, 온갖 질병과 아픔을 고쳐주셨습니다.(마 9:35) 이처럼 예수님은 바쁘게 일하셨지만, 별도로 다니시며 쉼을 가지셨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없는 곳에 가셔서 쉬시면서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마 11:28-30)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수고하다’는 ‘노동으로 피곤해지다’라는 뜻이고, ‘무거운 짐’은 ‘외로움’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즉 고된 일로 지친 사람들도, 외로운 사람들도 주님께 와서 쉼을 얻으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멍에를 메라’고 하셨는데, 그 멍에는 처음에는 어려워 보이나 갈수록 쉼을 줍니다. 주님이 나 대신 져주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예수께 나아갈 때 진정한 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많은 일로 지치고 피곤합니까? 관계에서 외로움을 겪고 있습니까? 예수께 나아오십시오. 예수께로 가서 마음에 쉼을 얻고 재충전하기를 바랍니다. 쉼은 예수께 붙어 있을 때 오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내 안에 머물러 있어라. 그리하면 나도 너희 안에 머물러 있겠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과 같이, 너희도 내 안에 머물러 있지 아니하면 열매를 맺을 수 없다.”(요 15: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많이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주 안에서 쉬는 것입니다. 주님이 주시는 힘을 얻어 주님의 뜻을 이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주 안에서 쉬는 것을 먼저 배워야 합니다. 그러면 여러 가지 문제가 해결될 것입니다. 현대인의 병은 너무 많은 일을 하려는 데서 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평안이 없습니다.
우리는 육도 건강해야 하지만 영도 건강해야 합니다. 우리의 영이 건강하려면, 생명의 말씀을 먹어야 합니다. 영적인 운동을 해야 합니다. 즉 전도입니다. 영적인 생각을 해야 합니다.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을 주기 때문입니다.(롬 8:5-6)
잠언을 보면, “부지런한 사람의 계획은 반드시 이득을 얻지만, 성급한 사람은 가난해질 뿐이다.”(잠 21:5)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부지런히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성급하지 않게 살아야 합니다. 주님이 주신 쉼도 누리면서 성실하게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열왕기상 19장을 보면, 엘리야가 어떻게 쉼을 가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엘리야는 이세벨의 협박 소식을 듣고 급히 도망하여 유다의 브엘세바로 갔습니다. 엘리야는 홀로 광야로 들어가서 하룻길을 더 걸어 로뎀나무 아래에 앉았습니다. 엘리야는 너무 지쳐서 거기 앉아 더 바랄 것이 없으니 목숨을 거두어 달라고 죽기를 간청하며 기도하였습니다. 그 후 로뎀나무 아래에 누워서 잠이 들었습니다. 그때 한 천사가 일어나서 먹으라고 하면서 그를 깨웠습니다. 엘리야가 깨어 보니, 머리맡에 숯불에 구운 떡과 물 한 병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는 먹고 마신 뒤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천사가 또다시 와서 갈 길이 많이 남았으니 일어나서 먹으라고 깨웠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친 엘리야는 로뎀나무 아래서 쉼을 통해 자연 속에서 위로를 받았습니다. 자연 속에서 먹고, 쉬고, 다시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쉼을 통해 새 힘을 얻은 엘리야는 밤낮 40일 동안을 걸어서 호렙산에 도착하여 주님의 세미한 음성을 들었습니다. 엘리야는 쉼을 통해 새힘을 얻고 주님의 음성을 들은 대로 순종하였습니다.
우리도 사역하면서 지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쉼이 필요합니다. 쉼도 사역인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주 안에서, 복음 안에서 쉬는 즐거움을 배워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