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은 문턱으로 지역민이 언제든지 드나들 수 있는 문화공간 구축
교회를 개척하는 모든 목회자에 있어 '부흥'은 이견없는 당연한 목표다. 한때 허허벌판에 십자가만 세워도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리던 시대도 있었다지만, 중대형교회들도 휘청케 하는 근래의 위기는 개척교회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재앙과도 같은 때다.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한비교회(담임 김성수 목사/ 예장통합측 소속)는 부흥을 꿈꾸는 수많은 개척교회 중 하나다. 엄밀히 첫 개척은 9년 전 남양주 모란공원 근처에서 했지만, 지난해 6월 이 곳 남양주 화도읍으로 오면서 완전히 새로운 교회를 구축했다. 김성수 목사와 성도들은 이곳으로 이사를 결심하면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개척키로 결심했다.
흔하디 흔한 개척교회 중에 굳이 한비교회를 소개하는 이유는 김성수 목사가 가진 매우 독특한 비전 때문이다. 김 목사는 작은 개척교회로는 보기 드물게 교회 인테리어 단계부터 '문화 교회'에 도전했다. 교회가 지역민을 위해 상시적인 문화공간이 되어 누구나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발상이다.
김 목사는 "지난해 이사를 결심하며, 여러 곳을 돌아다니던 중 이 곳을 처음 만났다. 지금 보면 그저 깔끔한 공간 같지만 사실 이곳은 본래 창고였다. 과연 이 곳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매우 열악했다"고 회고했다.
그저 막연했던 김 목사의 생각을 바꾼 것은 오히려 아무 것도 없기에 무엇이든 할 수 있겠다는 긍정회로였다. 사실 그는 9년 전 1차 개척에 대한 아쉬움이 큰 상태였다. 교회 공간을 통해 다양한 것을 해보고 싶었지만, 기본적인 하드웨어 구축이 워낙 열악했던지라 그저 꿈만 꿀 뿐 실제 해볼 수 있는게 극히 한정됐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김 목사는 지금의 창고 공간을 만났을 때 오히려 설레임을 갖고 공간 구상에 들어갔다고 했다. 현 한비교회의 모토가 된 '문화의 컬러가 있는 교회'는 그가 공간을 구성할 때 가장 크게 염두한 부분이다.
김 목사는 "이 지역은 낙후된 도심 외곽지역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 가정이 많은 곳이다. 이 곳 원주민과 다문화 가정을 교회 라는 공간에서 하나로 엮을 수 있는 가장 큰 매개가 바로 문화라고 판단했다"며 "이 곳은 이용하는 사람에 따라 카페가 될 수도 있고, 공연장이 될 수도 있고, 공부방이 될 수도 있다"고 자신했다.
허나 근래 초대형교회들이 교회 내 멋드러진 카페를 만들고, 화려한 문화 공간을 갖추고 있는 것에 비해 한비교회의 여건은 어찌보면 초라한 것도 사실, 김 목사의 자신감에 충분한 의아심이 생기는 것도 자연스러웠다.
허나 김 목사는 오히려 작기에 누구나 부담없이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꿈꾸는 교회는 '문턱이 낮은 교회'다.
김 목사는 "큰 교회일수록 많은 인프라가 갖춰 있지만, 교인들만 이용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지역민들이 섣불리 접근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며 "반면 우리 교회는 들어오는데 전혀 부담이 없다. 아무나 들어올 수 있도록 문턱을 확 낮췄다. 비록 작고 약간은 어설프지만 지역민들이 사랑하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목사는 이 곳에서 다문화 주민들을 위한 여러 문화 행사를 기획 중이다. 특히 그들 각자의 문화를 이 곳에서 교류하며, 나중에 이를 공연으로 풀어낼 수 있도록 연습 공간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러한 꿈은 최근 작은교회살리기연합(대표 이창호 목사/ 이하 작교연)을 만나며 더욱 구체화 됐다. 작은교회를 위한 전문 컨설팅을 도와주는 작교연은 벌써 한비교회를 위한 다양한 구상을 함께하고 있다.
대표 이창호 목사는 "한비교회는 애초 인테리어 단계에서 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요소를 염두했었기에, 컨설팅에 있어서도 매우 유리하고 수월하다"며 "앞으로 한비교회가 문화 교회로서의 매우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여기에 작교연은 최근 새롭게 시도하는 '목회자 전도지'의 첫번째 모델로 김성수 목사를 선정했다. 일반적인 전도지가 교회를 홍보하는데 그 목적이라면 목회자 전도지는 목회자 개인의 프로필과 비전을 소개한다. 지역 주민들로 하여금 관심있는 교회의 목사가 누군지 알게끔 해주는데 목적이 있다. 기존에는 전혀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발상인 셈이다.
김성수 목사는 "작교연과 이창호 목사님을 만나면서 애초 구상했던 '문화적인 컬러가 있는 교회'라는 목표에 더욱 근접하게 된 것 같다. 우리는 그저 단순한 부흥이 아니라, 모두다 즐거운 교회를 꿈꾼다"며 "우리에게 부흥은 그저 숫자적인 부분이 아니라, 은혜의 부흥, 영성의 부흥, 재미의 부흥이다. 하나님이 인도하실 한비교회의 역사가 벌써부터 기대되고 설렌다"고 말했다.
한편, 한비교회는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경춘로 2020번길 동안철강 2층에 위치해 있다.